SU HYUN IM
섬과 여름, 여행, 모험. 그리고 낭만
서핑에 대한 꿈
그가 꿈꾸는 자유를 위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수현 님, 제주에서 서핑을 하면서 항상 라인업에서 마주치면 큰 파도, 작은 파도 할 것 없이 어떻게 저렇게 파도를 쉽게 잡아 타지라는 의문과 함께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이렇게 기회가 돼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네요.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과 제주에 사는 수현 님의 가치관을 듣게 되어 너무 즐겁네요.
1. 간단히 수현 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송정에서 처음 서핑을 시작하고 현재는 제주도에 살면서 파도를 타는 서퍼 임수현입니다. 서핑은 2008년도 11살 때 가을에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어요. 그땐 영화에서 보던 서핑이라는 게 뭔지 몰랐고 ‘서핑이 뭐지’라는 의문으로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많은 분들이 서핑이라고 하면 윈드 서핑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저도 서핑이라는 것 자체를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동네 친구들이랑 그냥 놀이로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2. 홈스쿨링과 세계곳곳을 다니면서 서핑트립을 통해 성장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한 배경이 지금의 수현 님만의 모습과 가치관을 가지게 됐을 거라 생각해요. 남들과는 다른 관점이나 삶의 방향이 있을 것 같은데, 수현 님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여기에 아마 모든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일생 자체를 서핑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일상도 자연스럽게 서핑과 접목되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11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흘러왔던 이야기인 거고 서핑이 없는 삶에 대한 비교를 하기는 쉽지 않아요. 서핑을 하기 전과 하지 않는 나의 삶을 구분 짓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처음에 서핑을 시작을 하고 서핑에 대한 꿈을 꾸고, 그 다음에 서핑에 올인해야겠다 결심해서 학교 진학을 그만두고, 이러한 과정에서 의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이러한 결정에 믿음을 주셨던 것 같아요. 부유한 편도 아니고 어머니는 공부를 워낙 좋아하시는 평범한 가정인데, 제가 서핑을 좋아하고 서핑으로 꿈을 꾼다고 했을 때 지지해 주셨어요. 나중에서야 말씀해 주신 거지만 ‘개척하는 길, 어려움이 많을 법한 길’을 간다는 거에 대해서 걱정은 됐지만 말씀은 하시지 않으셨다고 하더라고요. 도전한다는 것에 대한 믿음을 주셨기에 일상에서도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기존의 틀밖에서 그냥 해보면 되지 않을까’라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새로운 분야를 시도를 하고 있는데, 너무 서핑에 빠져 있다 보니까 서핑 외에는 안 보였던 것들이 있어요. ‘서핑이 최고다’라는 생각으로 지냈지만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고 다른 분야에 대해 배워보는 과정들이 새롭게 와닿고 그 동안 서핑을 통해 배웠던 경험들을 토대로 새로운 분야와 접목해 보니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3. 세계의 여러 스폿을 다니며 성장했고, 다양한 서핑 문화를 즐겼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서핑 문화도 이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고, 조금은 다른 방향 혹은 안 좋게 흘러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캘리포니아, 하와이, 호주, 발리, 일본, 대만 등 다양한 곳에서 서핑을 즐기면서 한국의 서핑 문화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세계 여러 바다들은 각 지역마다 서핑 문화가 다양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요. 각 지역의 바다가 잘 지켜지는 중요한 이유는 건강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이방인에도 열려있는 공동체 문화가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곳이든 공동체간의 소통과 협력없이 상업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면 잠깐 반짝이였다가 사라지는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속적이고 문화적으로도 정착할 수 있으려면 각 지역의 건강한 지역 공동체의 활동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로컬 서퍼 모임 같은 건가요?
로컬, 그렇죠. 그런데 로컬에 대한 정의들이 다양한데요. 거기서 태어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지역 사람이지만 그 지역에 헌신하고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 등 다양한 로컬의 정의들이 있는데 결국에는 문화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지켜질 수 있게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통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엔 모든 일들은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지고, 어떤 일이든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안 되는 것도 되게 될 수 있는 게 사람인 거고, 되는 것도 안 되게 되는 것도 결국에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소통, 지역 사람들과의 소통들이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예전에 중문에 해수욕장 밑에 샤워가 샤워기가 있었거든요. 그때는 모래 유실도 없었고, 서퍼들은 물론이고 관광객들도 쓰기 편했고요. 해외에는 그런 환경들이 잘 되어 있잖아요. 그런 공공시설이 있으면 좋죠. (웃음)
4. 파도가 있는 곳을 돌아다니면 항상 수현 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대 후 제주에 거주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섬과 여름에 연관이 많은 서핑을 하다 보니까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섬과 여름을 좋아하는 편이고, 여행과 모험을 좋아해요. 제주도를 선택한 이유 중에서 이 4가지 키워드에 대한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는데 제주도나 어디든 서핑 트립이나 여행, 훈련을 가든지 간에 돌아올 때는 결국엔 섬으로 돌아온다는 거죠. 낭만이죠.
(웃음) 비행기에서 그걸 좀 많이 느끼는데 다시 여행한다는 것과 모험을 떠나는 시간을 되게 좋아해요. 어떤 사람들은 되게 답답하게 느끼기도 하지만 여행이나 모험한다는 기분이 들게 만들어 주는 장소라서 제주도에 사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처음에 서핑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학교를 그만두고 처음 서핑 트립을 왔던 곳이 제주도예요. 그때 아버지, 어머니, 누나, 여동생 이렇게 다섯 가족이 처음 서핑 트립을 왔던 곳이 여기인데 그때의 기억들이 아직도 되게 많이 남아 있어요. 그때 좋은 기억들이 있어서 내가 처음으로 독립을 하게 된다면은 내가 좋아하는 키워드를 담은 이 제주라는 곳을 선택하려 했고, 서핑을 꿈꾸면서 서핑을 뭔가 지속할 수 있는 곳이 제주도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5. 서핑을 하며 지켜보는 수현 님은 큰 파도를 찾아가는 것처럼 느껴져요. 저의 시선이 맞을지 모르겠지만(웃음) 높은 사이즈의 스웰을 빠르게 반응해서 누구보다 빠르게 위치 선정하는 것에서 감탄하고 있어요. 또 너무 가볍게 파도를 잡고요. 큰 파도를 지향하는 이유나 추구하는 서핑이 있을까요? 스웰을 읽고 파도를 캐치하는 노하우도 궁금합니다.
서핑이 매일매일 지역과 환경, 시간, 물때, 파도 방향에 따라 복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까 똑같은 파도는 없어요. 좋은 파도가 오면 신나 가지고 바로 들어가고 싶지만 각기 다른 고유의 파도들에 다가가기 위해서 밖에서 지켜보는 편이에요. 그날의 파도의 흐름, 물의 흐름 또는 파도가 깨지는 위치 그런 것들이 물 안에서는 잘 알기 어렵지만 뒤로 벗어나서 파도 전체가 보이는 곳에서 바라봤을 때는 파도에 대한 예측 또는 예습이 가능하기에 항상 파도를 타기 전에 밖에서 지켜봐요. 파도가 좋다 안 좋다를 보는 게 아니라 오늘은 어떤 방향에서 파도가 오고 그다음에 파도가 어디에 위치해서 깨지고 파도의 형태는 어떻고 글라시한 지 아니면 할로우한 지 다양한 것들을 밖에서 지켜보고 관찰하고 들어가요. 들어가고 나서 파도를 마주했을 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파도가 좋을 때는 더더욱 뒤로 벗어나서 전체를 바라보고 다가가고, 큰 파도뿐만이 아니라 모든 루틴에서 서핑을 하기 전에 파도를 보고 관찰하고 들어가는 편입니다.
큰 파도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큰 파도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서 여러 가지가 있는데, 서핑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자연과 보드와 파도, 이 세 가지가 같이 공존하면서 교감하는 운동이라고 생각을 해요. 쉽게 말해서 자연과 교감하는 거죠. 제가 서핑하는 이유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파트가 자연과 파도와 교감하는 것이에요. 그게 저에게 제일 재밌는 요소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큰 파도를 탈 때 파도에서 느껴지는 힘, 물의 흐름, 파도의 힘이 발끝에서 느껴지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게 큰 파도에서 좀 더 많이 느껴지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큰 파도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된 것 같아요.
6. 서핑하면서 극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을 극복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예전에 하와이에서 일본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했었던 적이 있었어요. 제가 많은 파도를 경험해 보았지만, 지금까지 경험했던 파도와 하와이의 파도는 좀 다른 거 같아요. 하와이는 제가 알던 저희가 알던 사이즈와 똑같은 사이즈인데 파도의 힘이 달라요. 그래서 내가 알던 헤드사이즈 파도의 힘이 이 정도여야 되는데 한 2~3 헤드 이상의 파도의 힘이 느껴져요. 하와이에는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파도를 높이로만 보지 않고 두께로도 본다고. 처음에 하와이를 갔을 때 가이드하는 코치분이 하와이에서 서핑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라 서핑에 필요한 본능적인 직감, 감각을 배우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그냥 본능적으로 느껴져요. 내가 알던 파도의 힘이 아니라, 파도와 교감하지 않으면, 단 1%의 의심이라도 생기는 순간 미친 듯이 말려요. 단 1%라도 내가 이 파도를 못 탈 것 같다 놓칠 것 같다 무섭다 하는 순간 파도에 튕겨져 나가요. 사이드 라이딩도 안 되고, 끝까지 타는 것 자체가 안 돼요. 그러니까 내가 알던 서핑이 아닌 거죠. 본능적으로 느껴져요. 평소에 헤드~투 헤드 아무렇지 않게 탔던 파도에서 1~2주 동안은 고전했었어요. 그때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7. 선수와 브랜드(or 비즈니스)를 해가면서 삶과 서핑의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을 것 같은데요. 선수로서 집중하다가 일과 서핑의 균형을 찾아가면서 어떤 점이 어려운지,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부분을 이야기해 주세요.
평소 여러 서핑 관련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촬영 감독님이자 동경하는 김동기 형님께서 해준 이야기가 있어요. 서핑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주제였는데요. 서핑과 일, 그리고 삶이 더욱 어우러지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일[직업]이 ‘경제적 자유, 시간적 자유, 공간적 자유’가 필요로 한다는 것이었어요. 이 3가자를 삶과 서핑을 위한 밸런스를 위해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 서핑을 시작하고 함께 서핑에 대한 꿈을 키웠던 친구들, 도운이, 나라, 민기 등 당시 몇 안 되는 주니어 친구들이 있었요. 그 친구들이 사실은 서핑으로 커리어를 준비하는 첫 사례다 보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예요. 이런 사례들이 우리나라에 있지도 않았고, 그다음에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부딪히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했던 건데 저도 성인이 되고 경제적으로 뭔가 스스로 만들어야 되는 시기가 오고 나서부터는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어떻게 계속 서핑을 지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을 하게 되고, 프로 서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 많이 고민과 노력을 해왔던 것 같아요.
워낙 시장이 제한적이다 보니까 서핑으로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뒷받침이 돼야 된다고 생각해서 서핑으로서 계속 수익을 한번 만들어보자 했던 게 이제 서핑 대회, 서핑 광고, 스폰서십 등 다양하게 고민과 노력을 했어요. 사실 여러 브랜드들도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시장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지만, 서로가 함께 도전할 수 있는 길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제안서도 넣어보고, 지원들도 해주시고 서퍼로서의 도전을 경제적으로 풀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초반에 광고 촬영와 대회 참가, 스폰서십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이게 너무 들쑥날쑥하고 지속적인 것도 아니다 보니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이런 것들을 풀어보려고 작년에 비즈니스도 운영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은 작년에는 업무 때문에 아예 서핑을 못 했거든요. 처음 하는 업무고 너무 어렵고 모르는 분야다 보니 더 많이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일만 했던 것 같아요. 만약에 이 시기에 포기를 하게 되면 내가 가고자 했던 서핑으로의 목표점에 못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1년간은 서핑이 있는 삶을 위해 이 정도는 한번 투자를 해보자 해서 작년에 좀 더 집중을 했던 것 같아요.
8. 수현 님의 서핑을 잘 하기 위해 지키시는 데일리 루틴 같은 게 있으신가요?
어머니께서 ‘국선도’를 가르쳐 주셨어요. 한국의 전통 수련법인데 몸과 마음을 수행하는 운동이에요.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 부터 시작하게 되었는데, 스트레칭과 호흡, 명상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어요. 마음이나 육체적으로나 여유와 휴식, 호흡을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9. 클라이밍 선수 출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지원으로 홈스쿨링과 서핑 트립으로 커왔는데, 가족이 함께하는 삶이 누구보다 크게 차지할 것 같아요. 남매가 2011년 나란히 국가대표까지 되었는데, 수정님과 서퍼로서 프로로서, 혹은 가족으로서 서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나요?
저희 누나도 저랑 비슷한 시기에 서핑을 시작해서 서핑 선수로서의 꿈을 꾸고 그 과정들을 같이 했던 사람으로서 같은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전까지 누나가 저를 많이 혼냈어요. (웃음)
최근 들어서 인정을 해주긴 하지만 함께 많은 고민들을 해왔던 거 같아요. 온전히 서핑 선수로서 살아가기엔 어렵지만 같이 도전을 하고 있는 단계이고 개척자로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는 거에 의미를 두고 있고. 누나도 저도 아직도 프로서퍼로서로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서핑과 꿈에 대한 이야기들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10. 수많은 대회경험을 가진 베테랑 서퍼로서 프로서퍼가 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으신가요?
처음 저희가 서핑을 시작했을 때는 주니어 친구들이 5명 정도밖에 없었는데, 요즘 대한민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루키 친구들이 많잖아요.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정말 뿌듯하기도 하기도 한데 많은 친구들이 비슷한 길을 걸어가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저희 때보다는 좀 더 나아진 환경에서 많은 정보를 토대로 훈련을 하고 있다 보니까 환경적인 부분에서 나을 수 있고, 학교 진학을 그만두고 대회를 나가거나 훈련에 집중하거나 서핑에 대한 몰두를 한다면 시간이 많이 주어질 거예요. 더 많은 시도들을 해볼 수 있는 나이인 만큼 건강한 많은 경험들을 해 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얻은 것 들로 하나의 길 보일 수 있지만, 기존의 것들도 장단점이 있기에 여러 방향을 시도해 보면 다른 길이 보인다 생각해요.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생각을 많이 가지게 해 줄 수 있는 환경에서 현재의 길을 보완해 가다 보면, 시도를 한다는 것이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서핑에 대한 훈련을 하게 된다면 세계적인 선수에 대한 목표를 꿈꾸는 친구들이나 세계적인 선수들, 그들을 가르치는 코치님과 만나서 배워야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보고 느끼고 배운 것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과 피드백으로 성장해야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 이상으로 넘어가려면, 그런 친구들과 코치님과 배워야지 서핑 선수로서 온전하고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어요. 뛰어난 선수들과 코치님과 같이 있으면 본능적으로 내가 배우고 목표가 세워지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배움들 속에서 생활하고 훈련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그 크기는 완전 다른 거 같아요.
-하와이에서 훈련했던 에피소드 같은 거네요?
맞아요. 한국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들도 있지만 다른 환경과 문화, 훈련 방식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들이 너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많은 성장을 하려면 그러한 환경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11. 앞으로 서퍼로서 수현님의 꿈과, 서핑을 빼놓고 인간 수현님의 꿈은?
아직 프로 선수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고 서핑을 내 인생에서 빼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선수로서의 목표를 다지기 위해 시작했고 서핑은 평생 함께 곁에 두고 살아갈 존재라서 인생이나 서핑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노력하고 있어요. 계속 시도하면서 목표가 생기고,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큰 꿈도 생기기도 하는데, 그런 꿈들이 나에게 왔을 때 언제든지 파도를 타듯 준비하는 게 제 꿈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브랜드를 운영하면서의 저의 작은 꿈들이 있어요. 이 앞에 말씀드렸던 자유 세 가지를 얻고, 내 삶을 안정시키고 나면 내가 다가가고자 하는 꿈에 더 가깝고 빠르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꿈꾸는 삶이 있는 제주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여기서 독립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때까지 대회하면서 꾸준히 모아놨던 전 재산 1천만 원을 가지고 제주도로 넘어왔어요. 결국에는 상금으로 모아놨던 돈과 군복무하면서 50~60만 원의 월급, 그리고 대회랑 광고로 생활비를 보태면서 지냈지만, 몇 년에 걸쳐서 다 쓰게 되고 꿈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 되는 시기가 오더라고요.
그렇지만 그 상황이 좋은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서핑과 삶을 위해 현재에 충실하면서, 미래를 위한 변수에 대해 준비와 도전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