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 Soo of Matt & Mel
프로숏보더 '종수'의 서핑이야기와
'여행같은 삶'을 이야기하는 그의 브랜드 '멧엔멜'
그리고 그의 러브스토리
제주도 중문에서 무신사와 함께한 서퍼종수의 서핑라이프
*사진출처 - 무신사플레이어
1.안녕하세요, 종수님! 프로 숏보더로 활약을 하고 계시는 중인데, 한국의 어떻게 보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사롱 브랜드, 맷앤맬 대표님이시기도 하잖아요. 어떻게 서핑을 하면서 멧앤멜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사실은 서핑을 하기 위해서 멧앤멜을 시작하게 된 거나 마찬가지예요. 꽤 오래전에 서울에서 게임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도시들을 여행하던 중에 서핑트립을 다니면서 사롱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사용했었고, 저렴한 숙소에서 지내다 보니 바닥, 침대가 너무 더러워서, 사롱을 깔고 자고 수건으로도 쓰고 옷 갈아입을 때에도 사용하고 자연스럽게 늘 가지고 다녔어요. 지금의 아내가 디자이너거든요. 발리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이런 거 한국에도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고, 저도 그때 한국에서 서핑 캠프를 했었으니까 괜찮을 수 있겠다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그럼 어쩔 수 없이 발리에 출장을 자주 가겠네! 싶어서요. 사실 사심이 조금 있었습니다(웃음) 그렇게 제 영어이름의 MATT 그리고 와이프의 영어이름 MEL을 합쳐 'MATT AND MEL'이 시작된 거죠.
2. 서핑을 하면서 브랜드도 운영하고, 자연스럽게 사업 아이템으로 같이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신 거네요.
그렇죠. 시작하면서 8-9년 동안 매년 발리에 3개월씩 가 있었어요 한국겨울에. 새벽에는 파도 타고, 낮에는 업무 보고, 그렇게 라이프 스타일이 맞춰졌고, 지금도 언제나 파도 탈 수 있는 환경 속에 있으면서 일을 하고 있죠.
3. 요즘 많은 분들이 가장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아닐까 싶어요, 일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거!
하지만 이것도 많은 걸 포기하고 있는 거죠. 제가 지금 제주에 있지만 서울에 있었으면 훨씬 더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었겠다 생각해요.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서핑라이프스타일을 지속가능 하게 하기 위해서, 제주도에서 업무를 하다 보니, 일적으로 포기하는 것도 많아요. 대신 서핑을 자주 할 수 있으니 지금은 좋지만, 삶의 목표가 때에 따라 조금씩 변하니까 그에 맞게 건강한 삶의 밸런스를 자의로 맞춰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4. 태풍 오는 날, 서핑을 안 하는 분들은 바다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서퍼들은 태풍 오는 바다를 좋아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런 위험한 상황을 즐기고 이겨내면서 느끼는 희열감이 남다른 것 같아요. 종수 님한테 서핑이 주는 그 위험함을 이겨내는 매력적인 부분은 무엇인가요?
요즘 느끼는 건, 그래도 '나 아직 살아있다'입니다. 제가 원래 운동선수였거든요. 운동선수였을 때는 시합도 나가고 항상 육체적 한계에 부딪히다가 나이가 들면서 또 점점 사업도 커지면서 멀어졌어요. 근데 그 멀어지는 자신이 한 번씩은 서럽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한데, 서울에 특히 오래 올라가 있으면 ‘나는 서핑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들고 까먹을 때도 있어요. 바다 들어갈 때도 어색하고, 근데 제주 내려와서 바다에 들어가면, 몸이 알아서 기억을 해주는 거예요. 그때 '아! 나는 살아있구나'싶은 거죠. 그리고 태풍 올 때 서핑을 하는 이유는 한국이 그렇게 파도가 많은 곳은 아닌데 태풍 올 때는 그래도 포인트를 잘 찾으면 해외 못지않은 파도가 들어와요. 여기, 아내가 해준 건데 타투가 있어요. ‘No Risk, No Fun’이에요. 리스크 없이는 재미도 없다. 삶에서 언제나 밸런스를 조절해야 하잖아요. 리스크가 크면 즐거움도 크게 오고, 하지만 리스크가 적어지면 상반되게 즐거움도 좀 적어지고. 그거를 평생 저울질하면서 살게 되는데 파도를 탈 때 그게 너무나 명확하더라고요. 정말 크고, 샤프하고,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베럴은 파도만큼 수심이 깊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아서 생명을 걸고 들어가야 되는 거거든요. 제가 인도네시아 오지, 솜바와라는 곳에서 베럴을 타다가 떨어져서 머리를 박아서 머리를 꿰맨 적도 있었죠ㅎㅎ
5. 이미 큰 위험을 경험하신 적이 있으셨네요!
네. 그때 앞으로는 몸을 어떻게 보호해야 되겠다는 걸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처음부터 바다에 들어갈 때 그런 리스크를 알고 들어가지만 성공했을 때, 그 희열과 쾌감은 훨씬 더 큰 아드레날린으로 돌아오는 거죠. 그래도 이제 요즘은 많이 조심하고 있어요. 아니깐요, 사실 아는 만큼 더 무섭거든요. 바로 뒤에 돌이 있는 게 보이면, 심적으로 두려워지는데, 두려움을 용기로 극복해서 시도하고 성공해서 제대로 재밌게 탔을 때 그 성취감과 아드레날린이란!
6. 서핑이라는 스포츠는 정말 생명을 걸고 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라는 생각이 드네요.
익스트림 스포츠라는 게 어쨌든 이것도 자극에 익숙해지다 보니까 더 큰 자극을 해야 재미가 있는데 사실은 한계가 있잖아요. 이 한계도 있고 나 스스로 ‘저걸 하면 위험하다’라는 것도 보이니까. 거기에 맞춰서 조절을 하면 되는 것 같아요.
7. 원래 종수 님이 게임 회사를 다녔다고 알고 있어요. 어떻게 서핑에 전념하게 되었나요?
그때도 주말마다 서핑을 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스노보드를 탔었고 다음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탔고, 그러다 서핑을 알게 돼서 서핑을 시작했는데, 그 순간 '이제 평생하고 살겠다!'라고 느끼게 되었어요. 이런 스포츠를 한 덕분에 회사 생활을 더 오래 할 수 있었어요. 게임 회사는 기획자로 9년 동안 일했어요. 원래는 한 5년 정도 하고 때려치웠을 텐데, 운동을 하는 덕분에 그나마 더 오래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8. 그럼 종수 님은 언제 처음 서핑을 접했나요?
회사 다닐 때였는데 26살이었던 거 같아요. 주말 되면 짐 싸서 양양으로 갔어요. 그때는 양양에 아무것도 없어서 바다에 텐트 치고 서핑하고 밥 먹고 자고 서핑하고 계속 그걸 반복했었죠. 금요일 밤에 출발해서 일요일 밤에 돌아오는 스케줄로. 처음에는 제가 스노보드 강사 자격증이 있었어요. 강사로 활동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제 스승님이 서핑을 먼저 하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서핑을 시작했다가, 그냥 한 번 타보고 '아! 난 평생 서핑하면서 살겠다!'라고 생각해서 장비 다 사고 제대로 시작을 한 거죠.
9. 스노보드, 스케이트 보드, 서핑까지 쭉 연결되는 지점이 느껴지는데, 스노보드 자격증은 어떻게 따게 되셨나요?
스노보드는 WSF 레벨 3이라는 걸 운영하고 있어요. 레벨 2도 있고, 레벨 3도 있는데, 한국에 한 15명 정도 있고, 헤드 이스트라 하면 한 10명 정도 되거든요. 이것도 제 젊음을 여기에 많은 시간 투자해서 이런 기능을 가지게 되었고, 이게 옆으로 가는 운동을 많이 하다 보니까 스케이트 보드를 좀 더 쉽게 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서핑도 패들 할 때는 어렵지만 라이딩을 할 때는 스노보드 기능들이 많이 적용이 된 것 같아요.
10. 모든 운동은 체력이 사실 가장 기본이잖아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시는 종수 님은 평상시 체력을 위해 또 다른 운동을 하는 게 있나요?
보통은 매일 하루 한 번, 이틀에 한 번은 서핑을 해서 다른 운동을 따로 할 필요가 없었어요. 서핑을 가장 좋아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막 먹어도 된다였거든요. 예전 운동선수하던 시절에는 시합을 앞두고 있으면 체중조절이나 웨이트를 따로 해야 하는데, 서핑은 이틀에 한 번씩만 해도 살이 쭉쭉 빠지더라고요. 고기를 먹던, 어떤 음식을 먹어도 관리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할 때는 헬스를 허거나 집에서 맨몸 운동을 합니다. 어쨌든 몸이 준비가 되지 않으면 갑자기 바다에 들어갔을 때 괴로움 밖에 없거든요.
11. 서퍼들 사이에서 중문의 최종수라고 로맨티스트로 알려져 있어요! 대회 나가서 1등 하시고 프러포즈를 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런 계획을 구상하셨나요?
아내는 원래 서핑을 하지 않았어요. 처음에 제대로 강습을 받지 못했어요. 서핑을 하러 갔을 때 마침 태풍 파도가 있었고 숨이 찰 때까지 파도에 말리다가 결국 서핑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렇게 서핑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저를 만나서 해외 유명 서핑 스폿만 4년 정도 여행을 같이 다녔어요. 바다에서 저를 기다리면서 맥주 마시면서 혼자 그림을 그리곤 했죠. 그러다가 나중에 발리에 같이 갔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발리의 사롱, 패브릭 사업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와이프가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니, 여행 같은 삶을 사는 우리를 주제로 사롱브랜드를 만들면 좋겠다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프러포즈 이야기도 나왔어요. 내가 우승을 해서 당신한테 프러포즈를 하면 내가 가장 나다운 게 아닐까라고 홀연히 얘기했다가 마음에 파고 들어왔던 거죠. 제가 제주에 있을 때 좀 더 비기너시절이었어요. 대회 전날 바다에 나갔다가 태풍 파도를 만났어요. 멋 모르고 갔다가 바닥에 꽂혀서 죽을 뻔했어요. 돌로 기어 올라오고. 그때가 서핑 2년 차였는데, 하루에 두 번 죽을 뻔했거든요. 한번 죽을 뻔해서 돌로 나왔는데 다시 나갔다가 또 죽을 뻔했죠. 제가 나중에 제주에 다시 와서 꼭 복수를 하겠다 생각했죠. 그때는 파도를 즐겨보겠다 했었죠. 사실 파도를 이길 수는 없는 건데 제주라는 포인트에서 뭔가 자신감을 얻고 싶었어요. 그래서 발리에서 트레이닝도 하면서 맷앤맬 사업도 오픈하고 바쁜 와중에, 이제 대회준비 잘해서 프러포즈를 하면 가장 좋겠다 싶었던 거죠. 제주 6월 대회할 때 일주일 먼저 사업 내팽겨 치고 내려와서 차에서 자고 먹고 하면서 서핑하다가 정말 그날은 세상이 저를 중심으로 돌아가줬어요.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하늘이 도와줘서 우승을 하고 단상에서 프러포즈했죠. 바다에서 나와서 뛰어가서 사실 반지 사러 갔었어요. 파도 모양의 실버 반지를 단상에서 끼워줄 수 있었죠.
12. 진정한 로맨티시스트의 모습이네요, 많은 프러포즈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쉽게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요(웃음).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종수 님에게 가장 영향을 준 서퍼가 있나요?
사실 저는 모든 운동은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걸 좋아해서 서핑은 탑 플레이 서퍼들은 다 봐요. 그리고 저를 대입을 해요. 영상 찍은 걸 대입해서 피드백하고 혼자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비교하기보단 잘못된 걸 찾는 거죠. 물리적으로 보면서, 스노보드도 지구과학이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중력, 반작용 이런 것들을 보는 버릇이 있으니까 계속 잘 타고 싶어서 보는 거죠. 잘 타면 더 재밌거든요. 똑같은 파도인데 잘 타면 더 재밌어요. 그러기 위해서 재미를 찾아서 잘 타려고 노력하는 거죠. 대부분의 프로페셔널 서퍼들을 다 보고, 한 명만 보지는 않아요. 다양한 문화를 다양하게 보고, 같은 파도를 탔을 때도 다른 보드를 들고 가서 트레이닝하고요. 저는 트레이닝을 해서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 쾌감을 느끼거든요.
13.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프로페셔널한 서퍼의 길로 가게 된 게 타고난 성향이 있었던 거네요?
성향은 경기 참여하는 것도 좋아하고, 지금도 한 번씩 준비가 됐을 때 시합에 나가는데 이것도 똑같은 자연의 섭리죠. 맨날 서핑하는 친구들과 일하면서 서핑하는 사람은 이길 수가 없어요. 만약 발리에 3개월 갔다 왔는데 한 1-2주 내에 시합이 있다. 그러면 시합을 뛰는 거고, 하지만 비즈니스가 중요한 기간에는 시합을 하진 않아요. 이런 형태로 삶과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즈니스도 해야 하니까. 지금 감사하게도 제주에서 딸이 태어나서 책임감도 있다 보니, 안전하게 서핑하려고 노력해요
14. 종수 님의 삶 속에서 서핑이 주는 해소가 있나요?
일을 한 뒤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가 필요하잖아요. 저는 그게 서핑인 거죠! 근데 전 사실 헬스장 갔다 오면 스트레스가 쌓여 오거든요. 저는 그래요. 전 서핑을 갔다 오면은 집에 가서 청소를 먼저 할까 빨래를 먼저 할까 설거지를 먼저 할까 그 생각을 하면서 돌아와요. 서핑을 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요. 제 스트레스가 잘 풀려야 가정도 행복해질 수 있는 거 같아요. 부부가 같이 풀 수 있는 게 있고, 또 각자가 알아서 해소해야 하는 게 있어서 저는 서핑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고, 가정에서 웃는 얼굴로 있는 게 가정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15. 어렸을 적 종수 님이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고 들었어요. 어릴 적부터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까 어떤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거에 익숙한 환경이었나요? 어린 시절의 종수 님이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했어요. 사실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타입은 아니었고, 운동을 좋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와 탁구 두 종목을 같이 운동했어요.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2학년 까진 축구랑 탁구를 둘 다 할 수 있었는데, 그때 경남체전에 두 종목 다 참여해서 시합을 뛸 수 있었죠. 그런데 3학년 부터 룰이 바뀌면서 하나만 나갈 수 있게 돼서, 탁구부 감독님이 축구를 하면 넌 11명 중에 1명이지만 탁구를 하면 네가 주장이고 다 할 수 있어 다 밀어줄게!라고 제안해 주셔서 탁구로 집중하게 되었고, 탁구로 고 3 때 경남 체전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체대를 가야 하나 항공대를 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당시 게임도 좋아했던 터라, 부모님의 조언대로 제가 좋아하는 게임 전공으로 대학을 갔죠! 사실은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운동선수로서의 미래에 한계를 느꼈던 거 같아요. 지금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이자 한국의 탁구 협회에 계신 유승민선수와 고 3 때 지금은 레전드 같은 분이시지만, 그땐 세대가 비슷해서 그분이랑 몇 번 연습으로 주고받고를 했었어요. 근데 숙련도가 달랐어요. 탁구는 엘리트 스포츠라서 초등학교 때부터 코치가 붙어서 중-고-대를 다 같이 가요. 한 명만 키우는 거죠. 그것만 해야 했는데, 저는 축구도 했었고 탁구도 한 거라, 결국 이 시간이 쌓인 사람은 못 이기는 거예요. 물리적으로 똑같은 이치인 거죠. 서핑도 마찬가지고요.
16. 그렇군요. 따님이 태어나면서도 그렇고 바다에 항상 나가는 서퍼로서도 그렇고, 환경에 대한 종수 님의 생각도 궁금해요. 종수 님이 바라보는 미래의 바다, 그리고 지금의 문제에 대한 시선은 무엇인가요?
'환경 문제' 많이 중요하죠. 지금도 동일하게 배러댄서프도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하는 것처럼, 맷앤맬도 리사이클 소재로 다 바꿨어요. 점점 무서워지고 있어요. 제주도 그렇지만, 인도네시아는 정말 바다에 쓰레기가 많아요. 발리는 하천에다 쓰레기를 다 버려요. 비 오는 날이면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동물사체도 떠다녀요. 한 번은 기름 위에서 서핑을 한 적도 있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활 기름이 아니라 검은 기름이었는데 기름인지 모르고 들어갔다가 타다 보니 기름이더라고요. 나 스스로도 무섭지만 다음 세대에 이 바다를 물려주는 게 무서운 거죠. 이미 지구는 많이 망가져서 기후도 예전과 너무 다르고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피해도 많이 받기도 하고. 그래서 사소한 거 하나라도 지켜려고 노력하고 있죠. 예전에는 사람들 만나면 일회용품을 썻지만, 지금은 텀블로 들고 다니면서 마시고요.
17.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시니까, 맷앤맬 소재를 리사이클로 전부 바꾸셨다고 하셨는데, 여기서 오는 비즈니스적인 딜레마도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비용적으로는 엄청 많이 들어갔죠. 그래도 결과적으로 더 오래,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야 저도 오래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거고 그 비즈니스가 나중에 50년 이후에 자식에게 선택지를 줄 수 있기를 바라거든요. 가업을 할 수도 있는 거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또 할 수 있는 건데. 여러가지 선택지를 줄 수 있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도 오랫동안 건강하고 깨끗하게 서핑을 하고 싶고 지금도 사실 후쿠시마 때문에 너무나 무섭거든요.
18. 혹시 따님과 서핑을 같이 하고 싶으신가요?
아직 19개월인데, 사실 저는 시키고 싶지 않아요. 안 시키고 싶어요. 본인이 원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건데, 피부 너무 빨리 상해요. 제가 생각보다 예전에는 뽀얀 사람이었답니다(웃음). 선크림을 발라도 금방 피부가 상해요! 자외선과 소금물이 피부에 제일 안 좋으니까요. 그리고 크게 다칠 수도 있고, 가장 쉽게 다치는 종목이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서핑 순이고요. 가장 크게 다치는 게 서핑, 스노보드, 스케이트보드인 것 같아요. 가장 죽을 수 있는 위험도가 큰 종목이 서핑이라서.. 앞에서는 피부 상하니까 안된다고 하지만, 근데 서핑이 위험한 걸 아니까 안된다고 하는 거죠. 같이 하고 싶은 로망이 없습니다 저는.
19. 그렇죠, 정말 안전한 파도가 있더라도 위험성은 배제하기 힘든 것 같아요. 그럼 특별히 파도를 생각해서 제주로 정착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제가 제주에 있는 이유는, 강원도에서도 2년 정도 살았었고 원래 집은 부산이고, 서해 가서 타고 그랬는데 가장 간편한 복장으로 오래 탈 수 있는 곳이 이곳이라서, 해외 같은 파도가 있어서 여기 살고 있는 거죠. 사실은 파도 차트, 물 때를 보고 애기들 탈 수 있는 때에 같이 타면 되기는 하는데 괜히 같은 피라서 맛들려서 계속 타자고 할까 봐(웃음).
20. 마지막 질문으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과제가 있나요?
사실 저는 서핑은 매번 도전하고 있는 것 같고요. 지금도 프로라고 하지만 프로도 1~10등이 있고, 20~30등이 있어요. 지금 당연히 어릴 때부터 훈련하고 지금도 훈련하는 친구들이 1,2,3등을 하는 거죠. 지금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관리를 잘하고 시합에 나갈 때 잘 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시합을 하는 것 자체도 너무 좋고, 제가 살아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