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e life
Nayeon & Juwon
나연과 주원의 삶과 여가의 밸런스있는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그들이 떠난 발리 서핑트립 에피소드
음식과 함께하는 자연과 도시에서의 삶.
서핑과 문화 그리고 취향과 공간이 만들어내는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Q.공간이 너무 멋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석구석 주원 님의 손길이 닿은 게 느껴지는데요, 이 공간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나요? 집안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포인트 장소가 있나요?
주원-오랜 시간 쌓여온 취향과 공간에 대한 생각이 반영되었어요. 직업상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인데, 각국에 머물면서 조금씩 모은 소품, 좋았던 전시 티켓 등 다양한 시간들이 모여 이 공간이 되었죠. 거실 공간에 가장 많이 애착이 가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붙박이 소파도 직접 설계해서 이 공간에 맞게 맞춤제작 되었고, 하이파이 빈티지 스피커를 힘들게 구해서 이 크기에 맞는 장도 제작했어요. 테라스 공간도 원래는 없었던 공간인데, 실내인 듯 실외인듯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거실과 차이를 두기 위해 바닥도 타일을 직접 올리고, 천고도 더 높였죠. 바깥 전경도 좋아서 밤에 야경을 즐기기도 해요.
Q.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사실 집에서 일을 한다는 게 쉽지만 않은데 어떻게 구분해서 생활하시나요?
주원- 처음에는 따로 방을 만들지 않고 거실이 넓으니까 거실에서 일을 했어요. 그런데 일과 일상 구분이 안 되더라고요. 거실에서 밥도 먹고, 일도 하니까 안 되겠다 싶어서 방으로 들어갔어요. 그래서 이제는 좀 집중도도 올라가고 그냥 딱 일만 하기 좋게 만들어놔서 방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모드를 바꾸곤 해요.
Q. 최근에 다녀오신 발리 여행 너무 좋아 보여요, 특별히 발리 여행을 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주원-지난 2020년에 발리에 처음 갔어요. 코로나 때였죠, 마침 파리 출장을 갔다가 한국에 못 가게 된 거예요. 그래서 발리로 즉흥적으로 갔죠. 그때 서핑을 너무 배우고 싶었는데, 마침 서핑스쿨이 숙소랑 같이 합리적인 금액으로 갈 수 있더라고요. 그때 좋은 추억을 품고 언젠가 또 오고 싶다, 그때는 여자친구랑 같이 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가게 된 거예요.
나연-저희는 이번 발리 여행을 처음부터 서핑 레벨 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갔어요.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매주 가서 탈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었거든요. 발리에 서핑 스쿨을 등록해서 아침 4시 반, 5시 이때 일어나 서핑을 갔다가, 점심때부터 여행을 했어요. 맛집도 가고, 카페도 가고.
Q. 서핑 스쿨을 다닌 다음 실력이 많이 늘었나요?
나연-아직은 초보에 가까워서 눈에 띄게 많이 는 건 없는데, 그래도 이전보다 안 해본 자세를 해볼 수 있다거나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주원-저는 서핑이 제가 해본 운동 중에 가장 어렵다고 생각해요. 이유는 좋은 파도에서 서핑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좋은 파도가 있다고 해도 물이 너무 차갑거나, 사람이 너무 많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등 제약이 많아요. 근데 이렇게 집중적으로 1년에 한두 번씩 서핑 여행을 가면 단기간에 실력을 많이 올릴 수 있어요.
Q. 발리에서 서핑 스쿨 외에 정말 좋았던 순간이 있나요?
나연,주원-우붓
나연-주변을 돌아다닌 건 아니고, 숙소 안에만 있어도 너무 좋았어요. 계속 바다에 있다가 나무가 울창한 산속에 있으니까 다른 좋음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유일하게 하루, 아침에 늦잠 잔 날도 좋았어요.
Q. 서핑이 나에게 주는 변화가 있나요? 서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주원-저는 서핑을 2007년에 시작했어요. 저한테 서핑은 어떤 수련을 하는 느낌이 들어요. 마치 요가를 하는 것처럼 서핑을 하면서 일종의 정신적인 수양도 같이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래서 하면 할수록 더 좋고 평생 같이 가고 싶은 스포츠인 것 같아요.
나연-이전부터 관심은 있었는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까 바다도 찾아야 하고, 어떤 서핑 샵을 가야 하는지, 이런 게 무지한 상태라 실천을 못했어요. 근데 주원 씨를 만나게 되면서 같이 자연스럽게 다니면서 입문하게 되었죠. 서핑하기 이전, 추위도 많이 타고 여름에 햇볕 아래 태닝하는 걸 잘 이해 못 했어요. 그런데 이제 서핑 덕분에 여름을 즐기게 되었죠. 그리고 이번 발리 여행을 통해서 처음으로 서핑이 저에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준다는 걸 느꼈어요. 혼자 오롯이 나를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이요.
@pizzaburger1
Q. 발리에서 서울로 돌아왔을 때 아쉬웠을 것 같아요. 두 분은 서울에서 휴식이 필요하실 때,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나연-저는 정말 집에서 푹 쉬어요. 하루 종일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작정하고 쉰다는 느낌으로 가만히 있으려고 해요.
주원-저는 ‘모처럼 쉬는 날인데 이럴 수 없지’ 싶어서 청소하고, 정리하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걸 미리 적어놓고 계획을 세워요. 책 읽기나 사진 정리 등… 다 하고 나면 뿌듯하죠.
Q.두 분의 SNS에 올라오는 피드들 속, 음악, 영화, 패션 등 예술적인 취향이 너무 인상적이에요. 일상 속에서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나연-예전부터 스스로 명확한 취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런 부분이 오히려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큰 장점이 되는 것 같아요.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 나중에 이런 부분에 적용해 봐야지 하는 생각을 미리 머릿속에 그리고 저장해 두는 습관도 생겼어요. 음악을 통해 영상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이런 상상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주원-저는 경험에서 많이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스케일 큰 전시회나,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을 때도 레시피를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리고 가장 많은 영감을 받는 때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에요. 제가 직접 경험하고 몸을 계속 움직여서 느껴지는, 이러한 활동 속에서 영감을 받아요.
Q. 나연 씨의 유튜브 v-log를 보면 정말 음식을 맛있게 드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두 분에게 특별히 힐링 푸드가 있으신가요?
주원-저는 출장 다닐 때는 햄버거가 힐링 푸드였어요. 어디를 가든 전 세계에서 맛이 똑같은 게 햄버거더라고요. 힘들거나 지치는 날에 햄버거랑 와인을 마시는 게 힐링 타임이 됐었고, 한국에서는 그때그때 어떤 기분, 제철음식 등에 따라서 달라지죠. 제가 좋아하는 음식, 레스토랑은 어디든 먹었을 때 감사한 마음이 드는 음식이에요.
나연-어떤 음식을 하나 고르기보다 저는 이것저것 먹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뷔페를 주기적으로 가는 편이에요.
Q.여름이 다가올수록 음식 하기가 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혹시, 두 분이 추천하고 싶은 무더운 여름, 한가한 주말에 요리하기 좋은 추천 레시피가 있으실까요?
나연-제가 독일에서 오래 살았는데, 여름에 자주 가족들끼리 큰 볼에다 해 먹던 게 생각나요. 타코 샐러드거든요. 타코 재료를 그냥 층층이 큰 볼에 넣는 거예요. 그리고 국자로 퍼서 그냥 떠먹는 거죠. 간단해서 여름에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여름에는 불 앞에 뜨거워서 있기가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최대한 불을 쓰지 않고 바로바로 재료를 잘라서 넣기만 하면 되는 샐러드가 좋더라고요.
검은콩, 옥수수 통조림, 익힌 닭고기, 닭가슴살, 토마토, 양파, 양배추, 아보카도, 과카몰리, 체다 치즈
Tip* 화이트 와인과 함께 안주로 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