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IN OF DIPHDA
제주도 바다를 지키는 ‘그린 다이버’ 이자
‘세계’라는 바다를 항해하며, 스스로 빛을 내는 별 ‘디프다’의 대표 변수빈님과 함께하는 환경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야기.
수빈(큐레이터, 그린다이버, 해양환경활동가)
https://www.instagram.com/biievely/
해양폐기물수거단체 디프다_제주
https://www.instagram.com/diphda_jeju/
안녕하세요. 수빈님 정말 팬입니다. ‘봉그깅’이라는 활동을 재밌는 놀이문화로 풀어내 지속 가능한 힙한 환경단체가 된 디프다의 끝없는 진화에 박수 치고 있었습니다. 최근 호주와 괌에 다녀오셨는데, 근황 얘기를 해주세요.
1 호주 여행에서 캠핑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과 왜 인지 궁금합니다.
호주관광청 비행기 티켓 이벤트에 당첨되어 다녀오게 되었어요. 오세아니아는 처음이었는데, 너무 멋졌습니다.
특히 이번에 16일 동안 로드트립을 했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자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호주 사람들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정부의 환경규제 등을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2.호주에서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시스템에 대해 얘기해주셨는데, 간단한 경험을 얘기해 주세요.
16일 동안 로드트립을 하면서 계속 캠핑을 했어요. 곳곳에 캠핑 그라운드가 많고, 시설이 너무 잘 되어 있었어요.
일단 중요한 건 어딜가도 쓰레기가 없어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캠핑그라운드에서 캠핑하는 모두가 쓰레기를 그대로 들고갔어요. 많은 사람이 자연을 즐기고, 자연을 아끼는 게 라이프스타일처럼 자연스러웠어요. 호주의 정부 규제는 엄격한 편이예요. 낚시허가지역이 따로 있어요. 물살이를 잡을 수 있는 크기도 정해져 있고, 소라나 전복을 채집할 때도,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잠수해야 채집할 수 있는 엄격한 규제가 있어요. 벌금도 굉장히 쎄구요. 호주 사람들의 자연을 대하는 인식이 높고 행동하는데에는 호주 정부의 노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다시 한 번 더 가고 싶어요!
3.자연을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사람들의 자연 감수성을 높여서, 쓰레기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군요! 너무 아름답습니다. 괌은 어떠셨나요?
괌은 솔직히 정말 쓰레기가 많았어요. 가는 곳마다 쓰레기가 많아서 좀 아쉬웠어요.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어요. 쉽게 버리고 쉽게 쓰는 습관, 그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쓰레기를 줍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쓰레기를 쉽게 만들고 버리지 않도록 하는 규제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들었어요.
4.디프다의 뜻과 수빈님이 디프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
디프다는 고래별자리의 가장 빛나는 별인데요. 사실 별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중심별이 되는데 디프다는 가장 빛나는 별인데 중심별은 아니에요. 바다를 위해서 바다 옆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가 되자 라는 뜻과 프리다이빙의 줄임말도 되고 해서 디프다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주도에서 산 지 14년 정도 되었는데, 원래 바다를 많이 가기도 했고, 프리다이빙을 시작하면서 바다에서 쓰레기를 진짜 많이 보게 되었어요. 바닷속이 너무 더러워서 바다를 갈 때마다 조금씩 가지고 나오게 되었는데, 가면 갈수록 더 많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처음엔 조금씩 주어 나오다가 나중엔 망을 가지고 가서 줍고, 다음엔 부이를 사게 되고, 그다음엔 사람을 모으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점점 커지게 되었어요.
5.수빈 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합니다.
아버지가 체육선생님이셨는데,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서 캠핑을 많이 했어요. 밖에서 자고, 아웃도어 활동하는 데에 엄청 익숙해요. 제가 부산 출신인데, 동강에서 리프팅하고 캠핑하는게 너무 익숙해서 자연 속이 도시 생활보다 오히려 너무 편해요.그래서 최근 제주에서도 캠핑을 자주 하는데, 제가 노는 곳이 더러우면 기분이 나쁘잖아요. 그래서 캠핑하면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6.수빈님이 나온 다큐를 보다 제주의 해초 숲이 없어지고 있다는 영상을 접하고 며칠 전 제주 바다에 들어갔는데 작년에 보았던 소천지의 모자반 숲이 정말 녹아 없어지고 있더라고요. 너무나도 빠른 속도인데요. 수빈 님이 느끼는 바다의 변화 속도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체험한것 중 가장 와닿았던 사례를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범섬에 가면 산호가 되게 많았는데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점점 좋은 바다를 많이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큐멘터리에서나 해녀분들 또는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50년 넘게 사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바다가 너무 달라요. 넷플릭스의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을 봤는데, 주인공 아저씨가 해초를 밀면서 바다를 헤엄치는데, 저에게는 그 바다가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아 해녀분들이 말한 모습이 저거구나!! 현재 바다는 이미 황폐화 되었고. 더 황폐화가 되어가고 있구나! 라고 느꼈어요.
제가 우도를 갔을 때 처음 바다숲이 있는 바다를 만났어요. 원래는 이런 바다여야 하는구나! 하면서 생각과 고민이 더 많아졌어요.
7 수빈님의 인터뷰를 보면, 사람이 만든 일이기에 사람의 손으로 바다를 지킬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환경을 위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우리들의 환경 라이프 스타일은 어떤 것 일까요?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가진 라이프 스타일 안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먼저 해보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캠핑하러 간다면 생수병을 쓰지 않고 물을 챙겨가본다.' 정도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환경을 지키는 게 어렵고 거창하고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텀블러를 쓰는 것, 채식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만 해도 저는 그 변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8.선한 영향력을 가진 활동가로서 조심스러운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이 있나요?
강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사실 마음이 조급할 때도 있어요. 지구의 한계가 가까이 온 것 같을 때가 있어요. 정말 턱끝까지 왔다고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저도 잘 모를 때는 주변 사람들과 '부모님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강요를 많이 했는데요, 결국 모두 같이 가야 하는 거거든요. 선민의식에 잘 빠지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이런 활동을 한다고 해서 더 잘난 것도 아니고, 더 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같이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거니까 저부터 솔선수범하는게 가장 강력한 것 같아요. 제가 텀블러를 계속 쓰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물어봐요. 그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서 텀블러를 쓴다고 하면 동참하더라고요. 쓰레기를 제가 먼저 줍고 있으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같이 줍고 있고요. 의도와 상관없이 혹시 누군가 강요하는 것처럼 느꼈다면 죄송하고요. 저는 가능하면 강요하지 않고 제가 먼저 실천하려고 해요.
디프다 X 배러댄서프 해양청소 이벤트 in 제주, 비양도
9.디프다와 봉그깅을 하면서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해서 기분이 좋아요. 가능하면 이런 봉그깅 이벤트를 지속 가능하게 하고 싶은데요. 저희 같은 브랜드들의 역할에 대해서 조언 해주실 수 있나요?
브랜드 안에서 지속 가능성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것 같아요. 결국 생계와 연결되어 있다 보니 너무 강요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고요. 하나의 브랜드도 결국 하나의 개인일 수 있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브랜드 안에서 하나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너무 멋진 것 같아요. 그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치지 않고 계속 조금씩 바꾸어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지속 가능하기 위한 성장에 초첨을 맞추면 함께 나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10.마지막으로 디프다의 최종목적지와 수빈 님의 최종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디프다가 쓰레기를 줍지 않아도 되서 디프다가 더이상 활동을 하지 않는게 좋겠지만, 이건 슬프지만 불가능 할 것 같고요. 꾸준히 하는 게 제 목표예요. 긴 싸움이 될테니 지치지 않고 활동을 꾸준히 가지고 가는 것! 또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 쓰레기가 덜 나오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건방진 생각일 수도 있지만, 쓰레기를 줍는 게 다가 아니라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게 멋있는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온전한 자연을 즐기는 방식을 제시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자연을 사랑해야 진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쓰레기도 보고 들은 것보다 직접 줍다 보면 생각이 바뀌기 때문에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자!' 라고 도전하고 있어요. 자연에 조금은 ‘무해한’ 라이프 스타일 만들기!
11.가장 영향을 받았던 영화는 무엇일까요?
넷플릭스에 있는 환상의 버섯입니다!
워낙 버섯을 좋아하기도 하고 버섯만큼 멋진 생명체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모든 생명체가 균류의 영향을 받기도 하구요! 기름 제거 능력 , 담뱃재 분해해 환경오염을 막는 멋진 능력도 있고요.앗 무슨 진짜 아바타 같네요! 자연의 광대한 신비함이라니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수빈님.